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이 급격히 하락한 기업가치 속에서도 새로운 자금 유치에 나섰다. 과거 3000억 원까지 평가받았던 회사는 현재 약 300억 원 수준의 몸값으로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는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셈이다.
이는 단순히 클래스101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니콘을 꿈꾸던 다수의 스타트업들도 현재 기업가치를 낮추고서라도 투자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 전반에 냉기가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급성장 이후 찾아온 위기
클래스101은 취미, 창업, 커리어, 어학, 재테크 등 5300개 이상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팬데믹 시기 비대면 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특히 ‘온라인 교육계의 넷플릭스’로 불릴 정도로 주목받았고, 누적 방문자 수는 수천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네이버 계열의 벤처캐피털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이후 시리즈 A와 B를 거치며 총 수백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시리즈 B 라운드에서는 수백억 원을 유치했고, 이후에도 토스·당근 등 유명 기업에 투자한 미국 VC 굿워터캐피털 등을 포함한 여러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클래스101의 성장은 한계를 맞이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고, 이후 매출마저 반토막이 났다. 가장 최근 기준으로 매출은 수백억 원대로 줄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도 각각 수백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로 전환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절박한 상황, 사업 구조 전환
회사는 위기 타개를 위해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단행했다. 기존 ‘개별 강의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월정액 구독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었고, 지인과 함께 이용 가능한 ‘그룹 플랜’ 서비스도 도입했다.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했으며, 약 수백 명에 달했던 인력이 100명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클래스101은 국내외 주요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수십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대폭 낮추는 ‘다운라운드’를 감수하면서까지 생존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트업 전반에 불어닥친 혹한기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2년 연속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중 약 20%는 기업가치가 이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기 때 과도하게 평가됐던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시장 논리에 따라 조정받고 있는 과정”이라며 “다운라운드라도 투자를 확보한 기업은 그나마 희망이 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또 다른 유니콘 후보였던 정육각 역시 수천억 원대였던 기업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고,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간신히 수십억 원을 확보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스타트업계는 언제 끝날지 모를 혹한기를 견디며, 생존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클래스101의 사례는 현재 업계가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