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정보 분석 기업 23andMe의 자산이 미국 제약사 리제너론 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에 2억5600만 달러에 매각된다. 파산 절차에 들어간 23andMe의 핵심 자산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이번 인수는, 방대한 유전자 정보를 둘러싼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맞물려 큰 관심을 끌고 있다.
23andMe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 명 이상의 고객 유전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민감한 정보가 새로운 소유주에게 넘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리제너론은 보도자료를 통해 “23andMe의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정책과 관련 법률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3andMe는 2021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상장하며 당시 3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한때 시가총액이 60억 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 경영 불안정성 등이 겹치면서 결국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벤처 투자만 해도 8억 달러 이상을 유치했던 23andMe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대중화시킨 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몇 년간 경쟁 심화와 규제 강화, 수익성 문제로 인해 고전해왔다.
이번 인수는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앤 우조츠키(Anne Wojcicki)에게도 큰 타격이다. 그녀는 지난해부터 회사를 되사들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리제너론에 인수 우선권을 내주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리제너론의 이번 인수를 통해 유전 정보를 활용한 신약 개발과 개인 맞춤형 의료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감시 역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